지금은 디지털로 넘어왔고..사진을 잘 찍지 않지만 한때는 참 바꿈질도 많이 하며 어렵게 사진을 찍던 때가 있었습니다.
무엇이 어려웠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돈이 없어서 어려웠다고 말할 겁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 신분이었고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생활하는 터라
그렇게 취미생활에 많은 돈을 들일 여유가 없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보통 필름을 살 때는 제일 싼 아그파 비스타나 코니카크롬. 조금 신경써 찍을때는 리얼라나 센시아, 엘리트크롬
스캐너도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Epson 1650p
렌즈는 거의 표준..사실 표준렌즈에서는 가끔 느끼는 화각에 대한 갈증 외에는 그다지 불만이 없었기에
제가 그나마 가장 신경썼던 거라곤 그저 바디였습니다.
사실 고수들은 바디는 필름을 담는 통일 뿐이라고 하시지만 직접 제가 만지고 돌리고 찍는 녀석은 바디이기에.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바디를 구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저에게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돈은 별로 없기에. 가장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사실은 마음에 드는 바디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기에..
방황아닌 방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최소비용으로 최대 행복이라는 경제적 원리를 만족시키기 위한 저의 방황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접는곳------------------------------------------------
1. Canon A3 date
사실 이놈은 제가 사서 쓴 녀석은 아니고 집에 굴러다니던 놈입니다.
다른집 장롱에서는 MX고 FM2고 심지어는 라이카가 나오기도 하는데
저는 장롱의 축복을 받지 못해 그런 귀한 녀석들을 보지는 못하고 어릴때부터 이 녀석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릴때는 자동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던 친구들이 어찌나 부럽던지요.
그냥 셔터만 누르면 찰칵찰칵 잘도 사진을 뽑아내 주던 그 카메라들과는 달리
이 무식한 놈은 잘 보이지도 않는 파인더 안의 노란네모를 눈빠지게 쳐다보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중합치식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장한번 안나고 묵묵히 꽤 괜찮은 퀄리티의 사진을 뽑아주던 녀석입니다.
다행인건 셔터우선이라서 조리개랑 셔터스피드까지 수동은 아니었다는 것 정도?
그러나 ASA니 셔터스피드니 그런건 전혀 모르고 그냥 셔터를 날렸었다죠. 물론 부모님도 예외는 아니십니다.
그럼에도 어느정도의 결과물이 나왔던 걸 보면 현상소 아저씨께서 참 고생을 하셨을지도..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스폰지가 녹아나오고 셔터가 멈춰버리는 바람에 자신의 명을 다해버린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집에 있는데..오버홀하느니 중고로 영입하는게 더 저렴한 기종이라 손은 안대고 있습니다.
2. Nikon F70d
제가 제돈으로 구입한 최초의 카메라입니다.
대강 F80 : F100 = F70 : F90 정도의 비례식이 성립하는 녀석입니다.
F80보다 성능은 약간 떨어지지만 대신에 옛날 바디인 만큼 수동렌즈와 완벽호환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새야 필름카메라가 완전 x값이기에 굳이 f70을 구입할 필요는 없지만 제가 이녀석을 구매할때는 F90x도 4~50만원은 할 때라서
어쩔 수 없이 이놈을 구입했습니다. 그때당시 25만원정도로 구매가 가능했었습니다.
사실 f90의 하위기종이라고는 하지만 성능면에서 초보가 쓰기에는 과분한 기종이었습니다.
웬만한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었고(미러업과 심도미리보기만 없습니다)
AF속도도 그럭저럭(오히려 MZ-3보다 빨랐다는 느낌입니다)게다가 내장 플래쉬가 GN14로 꽤 강력한 편이었던 점도 마음에 들구요.
다만 단점이라면 인터페이스의 문제가 있습니다.
모드버튼을 누르고 다이얼을 돌려서 모드를 선택하고 그 상태에서 또 다이얼을 돌려 바꾸는데..
이게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인터페이스의 불편함 때문에 퇴출되기에 이르지만.
비싼 AF렌즈를 여러개 갖추기 어려우신 헝그리 유저들이라면 MF 완벽호환이 가능한 f70이 오히려 F80보다 더 나을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요새같이 필름카메라가 저렴한 시대에는 그냥 F90x나 F시리즈 사면 되죠.
3. Pentax MZ-3
F70을 떠나보내고 다음 카메라를 찾으면서 제가 생각한 조건은 이렇습니다.(이때까지는 MF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1)인터페이스가 편할것 (f70쓰면서 고생해서..)
2)가볍고 컴팩트할것 (개인적으로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던 때기 때문에 무거운건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3)가격이 비싸지 않을 것
4)기능이 너무 딸리지 않을 것
저런 조건을 만족하는 녀석이 두개가 있더군요.
pentax Mz-3와 Minolta Dynax-5였습니다.
캐논과 니콘이 양분하고 있던 우리나라 카메라 시장에서 둘다 별로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메이커는 아니지만
저는 별로 그런 것 상관없으니까요.
두 기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서 마음이 더 가는 쪽은 Pentax mz-3였습니다. 왜냐구요? 이뻐서요.
사실 눈이 나빠서 AF기종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MF쪽이 더 멋져보이던 그때.
저에게는 온갖 전자장치로 무장한 Dynax5보다는 클래식한 MZ-3가 훨씬 더 매력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타겟을 정했으니 이제 구매에 들어갈 차례.
근데 Mz-3자체가 별로 흔한 기종이 아닌데다가 제가 블랙 기종을 구하려고 하다보니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MF는 은색 AF는 검정색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저히 구하기가 힘들어 결국 일본옥션에까지 손을 뻗어 겨우겨우 구하게 됩니다.
힘들게 구했지만 거의 신품에 가까운 녀석을 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더랬지요.
그래도 제가 구입한 카메라중 최고가이긴 합니다. (약 35만원?)
일단 이녀석의 장점을 들자면
1. 가볍고 컴팩트하다.
2. 클래식하고 균형잡힌 디자인 : 저는 믿지 않지만 MF기종으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3. 매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 MF카메라같이 다이얼로 이루어져 있어 카메라를 조금이라도 만져보신 분이라면 쉽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4.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 : 미러업 말고는 다된다고 보심 됩니다.
뭐 거의 완벽합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구요.
특히 제가 함께 쓰던 FA50mm 1.7렌즈와의 궁합은 최고였습니다. 선예도나 색감면에서도 최고점을 주고 싶은 렌즈입니다.
컴팩트하고 성능좋으며 좋은 사진을 뽑아주는 카메라
AF가 경쟁기종에 비해 좀 느린 단점이 있지만 뭐 스포츠사진 찍는 것도 아니구요..
다만..그놈의 MF 뽐뿌때문에..
그때당시 제가 활동하던 클럽에서 지인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매니악한 아날로그였기 때문에..
그렇게 몇번 만져보고 찍어본 MF의 그 감수성에 홀랑 넘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잘 쓰던. 아무 불만도 없던 MZ-3를 넘기고 그 험난하다는 MF기종 선택의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4. Pentax MX
사진학과 학생의 반은 EOS-5를 가지고 다니고 나머지 반은 FM2를 가지고 다닌다던 그 당시,
MF카메라에서 하나 골라봐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FM-2를 골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첫번째 MF기종으로 MX를 고른 이유는
MZ-3를 구입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인연을 맺었던 펜탁스클럽에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랜 심사숙고와 비교 끝에 최고의 기계식 카메라는 FM2가 아닌 MX라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죠.
사실 MF를 처음 쓴다는 사람이 고르는 카메라는 대개 기계식 기종입니다. 배터리가 없어도 셔터가 동작하며
그 자체가 아름다운 하나의 정밀기계라는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저는 기계를 좋아합니다)
여하튼 그다지 많지 않은 기계식 카메라중에 MX는 한떨기 백합꽃과 같았습니다.(FM2는 장미꽃?)
일단 MX가 FM2보다 떨어지는 점은.
1. 인지도 : 저는 원래 브랜드 별로 신경 안씁니다. 오히려 마이너가 더 좋아요
2. 최고셔터스피드 : 사실 이게 FM2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저는 최고셔터스피드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지라..
글쎄요 그 외에 또 뭐가 있던가요?
반면에 MX가 FM2보다 나은 점은.
1. 가격 : 그당시는 반가격도 채 안했죠.
2. 넓은 뷰파인더 : 사실 MX의 뷰파인더는 수동기중에 최고크기를 자랑합니다.
다만 스크린이 어두워서 잘 느끼기 못할 뿐이죠.
가끔 LX용 스크린으로 바꾼 MX가 있는데..감동입니다.
3. 온갖 편법들 : 요놈이 좀 희안한 기종이라 편법으로 T셔터가 되질않나..심지어는 미러업도 됩니다.
물론 메뉴얼에는 안나오지만..다들 그렇게 사용하고 계시죠.
4. 휴대성 : MX는 정말 작습니다. 정말루..
여하튼 이런 이유로 MX를 들입니다만..사진찍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_ㅠ 일단 셔터스피드 다이얼이 잘 안돌아가요. 게다가 사진 찍으면서 그거 돌리려면..-_-
한장 찍는데 영겁의 세월이 걸립니다.
오래 쓰신 분들은 셔터스피드를 고정하고 조리개로 노출을 조종하신다는데..
그럼 심도조절이 안되잖아요.
난 기계식 카메라는 아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 카메라로 이동합니다.
다음 카메라는 뭘까요? me-super? 글쎄요..왠지 좀 맘에 걸립니다. 그래서 얼도당토 않은 카메라에 손대게 됩니다.
5. Olympus om2n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올림푸스에서 SLR도 만들었어? 라고 물으실 그 올림푸스입니다.
2003년도를 기점으로 OM 시리즈용 즈이코 렌즈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그 올림푸스입니다.
간단히 설명드리면 올림푸스의 SLR인 OM시리즈에는 OM-1, OM-2, OM-3, OM-4가 있는데
OM-1은 기계식 기종이고 OM-2 이후부터는 전자식 셔터를 채용한 기종 되겠습니다.
특히 OM-3,와 OM-4는 멀티스팟이니 뭐 여튼 구형 MF기종으로는 첨단 기능들이 집약된 기종이죠.
하지만 OM-2이후의 기종들을 다른 메이커의 카메라와 차별화시키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필름면 측광" 이라는 특이한 측광방식인데요. 펜탁스의 영원한 기함 LX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이 측광방식은
필름면에 반사된 빛을 측광함으로써 장노출시의 노출을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OM2n은 후속기종인 OM3와 OM4 그리고 선행기종인 OM1의 과도기적 바디로
OM1의 기계적인 특징들에 OM3,OM4의 측광방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매우 매력적인게, OM1은 기계적인 부분이 상당히 뛰어나고 그 이후기종들은 노출부분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그때문에 OM2는 필름면 측광방식을 가지면서도 기계식 카메라의 손맛과 광활한 뷰파인더 (시야율0.97,배율 0.92)를 지니고 있지요.
하지만 스펙상으론 완벽에 가까운 이 기종이 천대받은 이유는 즈이코 렌즈 시스템 때문입니다.
일단..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서 표준 렌즈 외에는 구하는 것을 거의 포기하면 됩니다.
아무리 표준 매니아인 저라도 이런 강압적인 분위기에는 두손두발 다 들 수 밖에 없었고,
이 희귀한 바디는 별로 회원도 없는 즈이코클럽 장터에서 조용히 사라지게 됩니다.
6. Pentax ME-F
또다른 희귀기종중 하나인 ME-F입니다. 이거 뭐 희귀기종은 다 섭렵하게 되네요.
ME-super와 기본적으로는 같은 바디입니다만...
AF가 됩니다!!
이 놀라운 사실. 그렇습니다 ME-F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AF기종입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렌즈구동식이라는거. 하지만 최근의 AF-s니 USM이니 하는 렌즈구동식과는 좀 다릅니다.
구동모터뿐만 아니라..전원까지 렌즈에서 자체해결입니다. 따라서 렌즈에 건전지가 들어갑니다-_-
그러니 이 바디용 AF렌즈는 따로 있겠죠? 35-70 2.8의 꽤 괜찮은 스펙을 자랑하는 전용 AF렌즈가 딱 한개 있습니다.
하지만 그 렌즈는 못구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슨 렌즈를 쓰던간에 AF 초점지시등은 작동합니다. 사실 그걸 노리고 구매했던 것입니다만..
'눈이 나빠서 MF쓰자니 쫌 불편하더라..MF를 쓰되 기계의 도움을 좀 받자.'
뭐 결론적으론 완전 실패입니다. 이놈이 AF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은 보통 눈으로 칼조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더군요.
ME-super와 완전히 같아보이지만. 실제로는 회로가 더 들어가기때문에 밑판 부분이 ME-super에 비해 좀 더 두껍고.
결론적으로 크기가 약간 더 큽니다. 건전지도 두개 들어가는 ME-super에 비해 네개가 들어가구요.
그외에는 Me-super와 완전히 같은 것 같구요. 쓰다보니 '이 AF센서는 건전지만 잡아먹네?'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시 AF기종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MZ-3로 다시 가기는 뭣하고...
때마침 지인이 MZ-L이란 기종을 샀다가 맘에 안들어서 내보내시려는걸 제가 구매하게 됩니다.
7. Pentax MZ-L
(요사진은 제가 찍은게 아니네요. 클럽의 하민아빠님 사진입니다.)
MF로 찍되 AF센서의 도움을 받아보자 라는 철없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구매한 기종입니다.
그러나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 좌절..그동안 MF기종들의 광활한 파인더를 보다가 이놈을 보니 울화가 치밀더군요.
어찌나 답답한지..DSLR쓰시는 분들이 보면 돌을 던지시겠지만..
뭐 그렇기도 하고 ME-F의 경우는 AF 인디케이터가 있더라도 일단 스플릿 스크린인데다가 원래 MF용으로 설계된 바디라 파인더가 큰데 이녀석은 그렇지가 않다보니 초점을 완전히 AF인디케이터에 의존하게 되어서 오히려 초점맞추기가 MF보다 더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실 바디 성능은 Mz-3와 동급이거나 일부는 그 이상이지만 그럼에도 이 기종이 한단계 낮게 취급되는건 역시 프로용으로 쓰기에는 뭔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점이겠죠.
파인더 배율도 그렇지만 심도미리보기의 부재나 인터페이스적인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사실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이만한 모델이 없는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MZ-3가 훨씬 낫죠.
8. ME-Super
결국 종착지는 ME-super입니다. 다행히 상당히 상태가 좋은 녀석을 구했습니다만...
그러나 한롤 찍고 결과물에서 이상을 발견. 수리점에서 셔터스피드가 맞지 않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거금을 들여 오버홀을 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이놈은 죽을때까지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뭐..무난한 기종이고 특별한 단점은 없습니다. 스크린 교환이 안된다는거랑 심도 미리보기가 없다는 것 정도?
그리고 디자인이 MX에 비해 좀 딸린다는정도가 되겠습니다.
전자식 셔터인만큼 조리개우선이 되고 이것 때문에 제가 이 기종을 선택했기에 아직까지도 잘 쓰고 있습니다.
사실 MX의 자태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사진을 찍을때면 그런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이 이후의 Pentax MF 기종도 선택할 수 있었으나 그것들은 너무 전자적이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9. Olympus XA
제가 있던 클럽에 한때 똑딱이 붐이 불었습니다.
돈이 좀 있으신 분들은 라이카 미니룩스, 리코 GR-1, 미놀타 TC-1등의 고가 기종을 하나씩 가지고 계시거나 구입하셨고.
저같이 돈없는 사람을 비롯해 수동 매니아적인 분들은 롤라이 35, 로모, Olympus XA등을 가지고 나오시더군요.
저도 결국 대세에 동참..XA를 구매하게 됩니다.
사실 로모같은 똑딱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그전부터 했지만 똑딱이에 많은 돈을 들일 여력은 없어서요.
XA는 이베이를 통하면 100불 내외로 구할 수 있는 저렴한 기종이었습니다.
XA는 똑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무랄 데가 없는 기종입니다.
똑딱이의 표준이라는 35mm 단렌즈는 범용성이 상당히 뛰어나며 밝기또한 2.8로 꽤 밝습니다. 화질도 뛰어나구요.
조리개 우선 자동이라는 기본 시스템에서 ASA값을 조절함으로써 노출보정도 할 수 있고,
게다가 목측식인 롤라이 35 시리즈나 로모와 달리 이중합치식으로 정확한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거리계가 카메라 위쪽으로 향해 나 있어서 목측식으로 촬영하기도 편리하구요.
거기다 필름카메라로써는 놀랍도록 컴팩트하며 바디 대부분이 금속이라서 상당히 튼튼합니다(뚜껑뿌분은 좀 약할지도..)
참고로 XA는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XA, XA1, XA2, XA3, XA4가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발전한다기보다는 기능을 제한하거나 해서 쓰기 편하고 저렴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가격도 뒤로 갈수록 저렴합니다. 20년이 넘은 카메라라 멀쩡한 놈을 잘 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여튼 제가 구한 녀석은 잘 나오는 것 같네요.
10. Yashica FX-3
(요기종은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이 없어서 그냥 인터넷서 퍼왔습니다.)
2005년에 잠시 미국에 있을 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카메라를 안가져갔어요. XA하나 달랑? 이걸로는 좀 부족합니다.
문제는 거기서 사진찍는 분들을 알게 되었다는 거죠. 이런..카메라는 없는데..낭패입니다.
근데 고맙게도 거기에서 알게 된 형이 안쓰는 카메라를 하나 빌려주십니다. 야시카 FX-3
가난한자의 콩딱스. 렌즈가 완벽호환..
뭐 들어는 봤는데..그형이 콘탁스렌즈를 가지고 계신건 아니라서 그저 야시논 표준가지고 찍었습니다.
그형이 필름도 몇롤 줬어요..형 고마워요.ㅠ_ㅠ
결론적으로 한 석달 가지고 있었는데..찍은건 기껏해야 서너롤밖에 안됩니다. 그것도 출사나갈때 하루이틀에 몰아서 찍은거라 뭐..
그냥 기계식 카메라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특별히 맘에 안드는것도 없고 드는것도 없습니다.
디자인이 좀 밋밋하지만 기계식 카메라 특유의 손맛은 있네요. 셔터소리가 초큼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뭐..
(별로 정을 안줘서 그런지 별 감상도 없네요.)
아무래도 이 카메라를 쓰시는 분들은 그냥 장롱속에 들어있었거나 어쩌다 생긴 콩딱스렌즈를 쓰고싶은데 돈이 좀 부족한 분? 정도일 듯.
그래도 고맙기는 합니다. 이놈 덕분에 사진도 찍었으니까..
------------------------------------------------------펴는 곳------------------------------------------------
그외에도 잠깐 가지고 있었거나 빌려써본 기종까지 합하면 좀 더 할얘기가 있겠지만(롤라이 매직, super A..등등)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뭐 여튼 이런 식으로 전전한 결과 제 손에는 ME-super와 XA 두개가 달랑 남았습니다.
....만 그것도 옛날 얘기고.
지금은 모두 떠나보내고 디지털 카메라인 DP2만이 하나 들려있네요.
신기한건 아직까지 DSLR은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군요.
빌려서 써본적은 몇 번 있지만.
지금 쓰는 DP2는 제가 가졌던 카메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기종이라 꽤 오래 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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