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뭘할까 생각하다가 눈도 왔는데 등산 생각이 나서 지인께 메신저로 말을 꺼냈습니다
나 : 연휴에 등산 어때요?
지인 : 지리산?
...그래서 지리산을 가게 됩니다.
멤버는 지인과 지인의 아는 동생 (두 분은 원래 캠핑이나 등산을 같이 다니신답니다) 그리고 저 세명.
두분은 캠핑을 꽤 해보신 분들이라 (적어도 저보다는)
저는 부담없이 쫄래쫄래 따라갑니다.
일정은 1박 2일.
금요일 밤 12시 차로 출발하여 일요일 오후에 집에 돌아옵니다.
금요일 밤 12시 버스표. 심야라 2000원 더 비싸더군요.
지리산 (백무동) 도착.
눈이 오고 있네요.
버스 터미널 옆에서 장비 착용합니다.
눈이 많이 왔고. 계속 오고 있기 때문에 신발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스패츠 장착.
등산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집에 있네요.
등산화, 등산복, 스패츠, 아이젠, 등산스틱 모두 아버지걸 빌려왔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신발은 저한테 조금 작더군요.-_-
못 걸을 정도는 아니지만 걷다보니 새끼발까락이 좀 아픕니다.
맨 아래 코스로 갑니다.
일단 세석대피소로 가서 점심먹고 장터목으로.
시계가 없어서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대략 5시 반경 출발합니다.
좀 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아침먹으러 휴식.
이때까지는 완전 밤이라 없어서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일행분은 앉자마자 소주부터 꺼내시더군요.
좀 쉬다보니 조금씩 밝아지네요.
출입금지라는데 월담.
점점 밝아져 옵니다.
계곡도 있구요.
배도 부르고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출발합니다.
로프는 있지만 얼어붙어서 쓰기는 힘들구요.
좁은 길도 있습니다.
졸졸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앞으로 나서서 사진을 찍습니다.
경사가 조금씩 급해집니다.
물마시러 잠시 쉬기도 하고.
꽤 많이 왔네요.
초반에는 그렇게 가파르지 않고 평이한 편입니다.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눈은 계속 오고 있습니다.
장난도 좀 치고.
저희보다 앞서 간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눈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생각보다 날씨는 상당히 따뜻합니다.
근데 계속 눈이 와서 좀 문제.
걍 다 흰색.
다리도 있구요.
다리위에서 한컷.
난이도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세석 대피소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는데
일행중 한분은 등반 내내 아이젠을 사용하지 않고 스틱으로만 등반하시더군요.
존경스럽습니다.
계속 오릅니다.
이 뒤로 점점 힘들어지는데
원래도 경사가 상당한데다 눈이 많이 와서 난이도는 급상승.
게다가 어께를 짓누르는 짐때문에 더 힘들더군요.
힘들고 오르는데 급급해지니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좀 오르니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하늘이 완전히 보이고.
1차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세석 대피소가 보이네요.
경치 좋습니다.
와우.
여기서 사진을 좀 찍습니다.
인물사진도 좀 찍고.
(공개 블로그인 이유로 인물사진은 대부분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대피소로 갑니다.
세석 대피소. 여기까지 6.5km 입니다.
도착하니 12시 좀 안되었습니다.
5시 반에 출발했는데 중간에 밥먹은걸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천천히 올라왔습니다.
올라올때는 별로 춥지 않았는데 여긴 고도도 있고 열도 식으니 매우 춥더군요.
아직 열지 않은 것 같더군요.
등반내내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하늘이 보이는가 싶더니 또 구름이 낍니다.
이름 모를 새.
대피소 아래의 야외 벤치에서 점심식사준비를 합니다.
점심은 육개장 + 햇반(사실은 오뚜기밥)
햇반을 따로 데우기에는 물도 부족하고 하기에 그냥 육개장과 같이 끓입니다.
앞으로의 식사도 대부분 비슷한 식.
지인이 가져오신 김치 정말 맛있더군요.
처음엔 야외에서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취사실은 열려있길래 조금이라도 따뜻한 취사실에서 다시 라면을 끓입니다.
가스버너는 온도가 떨어지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2단 버너 신공 발휘.
여기서 홍초소주도 만들어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습니다. 소주를 안좋아하는 저도 술술 넘어가더군요.
이 홍초소주는 장터목에 갈때까지 우리의 생명수가 됩니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장터목 대피소로 갈 차례입니다.
장터목까지는 3.4km인데 능선을 따라 가기 때문에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됩니다.
출발.
얼마 안가 촛대봉이 나타납니다.
별건 없더군요.
여기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는데 이후로는 내리막도 있기에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촛대봉에서 본 풍경
고사한 나무들이 많이 보입니다.
곰 주의를 알리는 이런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습니다.
재밌더군요.
올라올때도 그랬지만
얼음이 얼어 무거워진 나뭇가지들이 아래로 드리워져 산행을 방해합니다.
안개 (밑에서 보면 구름이겠죠)가 좀 낍니다.
시야가 트일때 사진을 찍어둬야죠.
지나가면서 한컷.
진짜로 곰한테 먹을거 주는 사람이 있나요? -_-
오늘의 종착지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여기까지 6.5 + 3.4 = 9.9km 네요.
좀 일찍 도착했지만 극기훈련하러 온 것도 아니니 여유있게 쉽니다.
여기에서 저녁먹고 1박한 다음
내일 천왕봉에 일출보러 갑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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