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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rus]다섯째날-정상등정

대망의 정상 등정일.

이날 천둥번개가 예상되기 때문에 원래 계획보다 좀 더 일찍 오르기로 했다.

날씨가 안좋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고, 내 옷이 방수가 전혀 안되기 때문에,

아래 바지 위에 제비표 비옷을 덧입었다.-_-

위에는 일단 플리스와 패딩을 입고, 비옷은 가방 안에...


처음부터 걷는 팀과 스노우캣을 4800m 까지 타는 팀, 5000m까지 타는 팀 이렇게 세 팀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각각 다른 시간에 출발했다. 

걷는 팀은 밤 12시, 4800m까지 타는 우리 팀은 새벽 2시, 5000m까지 타는 팀은 3시에 출발한다.

걷는팀은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인데, 에베레스트를 정복해본 저스틴을 비롯해 딘, 두명의 스튜어트, 크리스토, 제임스, 더크, 한명 누구더라...여튼 8명이고 

4800m 팀은 나, 크리스티나, 세나다, 필립, 벤...을 비롯한 6명 (역시 한명이 기억이 안나네..-_-

나머지는 5000m 까지.

그리고 아예 올라가지 않은 사람이 3명 있었다.


우리 그룹에는 나중에 다른 팀의 영국인 3명이 추가되어 9명이 되었다.


새벽 2시 스노우캣으로 출발.



어두울 때는 그냥 걷다가,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해가 없을 때는 너무 춥기도 하고 찍어봐야 잘 안나오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 가이드인 세르게이가 잘 안쉰다.



엘브루스의 동봉과 서봉 사이,

흔히 saddle 이라고 부르는 곳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시 휴식하고

다른 팀들과 합류해서 같이 올라간다.



성수기라 사람이 꽤 많다. 우리팀이 아닌 팀들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



여기서부턴 햇빛이다.

얼굴을 바라클라바와 고글로 완전 가렸기 때문에 선크림은 안발랐지만...

햇빛이 엄청나게 강하다.



중간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어서 잠시 멈췄다.

누군지는 잘 안보이는데 우리팀은 아니었고 다른 팀이었던 것 같다.



또 쉬는 시간.

쉴때 열심히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어야 한다. 숨차서 걸으면서는 씹기가 힘들다.



눈이 신설이라 부드럽기 때문에

나같이 등산스틱을 안가져오면 중심잡기가 은근히 어렵다

발도 푹푹 꺼지고, 피켈을 짚어도 가끔 푹푹 들어가서 중심을 잃기 쉽다.

짐 줄인다고 집에 있는 등산스틱을 안가져온걸 후회.ㅠ_ㅠ



사진은 역시 쉴 때만...

추워서 카메라를 내놓으면 잘못하면 얼기 때문에...

그리고 걸으면서는 사진찍기가 어렵다. 은근 가파르기 때문에 중심잡기도 힘들고...

그리고 바지 위에 덧입은 제비표 우의의 허벅지 안쪽이 양쪽다 크게 찢어진걸 발견

쓸려서 찢어진건가...뭐 상관은 없지만.-_-



왠지 같은데서 찍은거 같은데...ㅎㅎㅎ



좀 걷다보니 다시 구름이 모여든다.

산 위의 날씨는 종잡기 어렵다.



묵묵히 걷는다.



언덕을 넘으니 봉우리가 보인다....

는 훼이크고 이건 우리가 가는 봉우리 아님.



저게 봉우리다.



봉우리가 아닌 곳엔 사람이 없다. ㅎㅎ



세나다가 뒤에 따라 올라오길래 한컷.



이건 가이드 중 한명인 세르게이.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경사로 걷기가 쉽다.

물론 숨쉬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쉽진 않고...



저기가 바로 정상.

사람이 바글바글.



정상석을 찍으려니 벤이 찍혔다.



이 고프로 무더기는 누가 꽂아놓은건지 모르겠다.

우리팀은 아닌거 같은데...



정상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

이사람들은 우리팀은 아닌 것 같다.

구름은 계속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이정도면 좋은 날씨.



사람들이 줄줄이 올라온다.



이거 왠지 경관을 좀 해치는데...



내 피켈과 고프로.



고프로 피해서 찍었다.



이건 뭔지 모르겠다. 추모비 같은건가?

러시아어라...



이게 정상석인거 같다.


Elbrus, 5642m


조금 기다리다 사람들이 모이고 다시 하산.

이미 사람들이 많이 지친 상태기 때문에

안나가 그룹을 나눈다. 빨리 내려갈 팀과 천천히 내려갈 팀.

난 빨리 내려갈 팀에 속했다.

세르게이를 가이드삼아 광속으로 내려갔다.


근데 멀어....멀어도 너무 멀어.


중간에 한번 휴식.

내려오니 또 구름이 껴서 거의 화이트아웃...


내려오니 더워서 패딩을 벗었는데,

카메라가 패딩 주머니에 있어서 사진을 못찍었다. 

꺼내면 되지만 귀찮아....


4800m쯤에서 엉덩이로 미끄럼타다 일행을 놓쳤는데,

알고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노우캣을 타고 내려갔다고 한다.

중간에 몇명은 스노우모빌을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나는 그냥 걸어서 내려갔는데,

길을 몰라서 좀 헤매다가,

중간에 크리스토를 만나서 같이 내려왔다.


숙소에 도착하니 내려온 사람은 크리스토와 나 둘 뿐.

등산시와 하산시 모두 스노우캣을 타지 않고 올라갔다 내려온 건 크리스토 뿐이다.



한참 기다리다 보니 스노우캣을 탄 사람들이 내려온다. 

스노우캣이 왜 걷는거보다 느리지?-_- 좀 이상.

그리고 그보다 좀 더 지나서 안나가 내려왔다. 안나는 걸어서 내려온 모양.



숙소 도착.

구름이 이미 좀 많이 내려왔다.



왼쪽이 주봉이자 우리가 올라갔던 엘브루스 서봉이다.

내려와서 보니 까마득하다.



내려오고 나니 허벅지 앞쪽의 부츠와 맞닿는 곳이 무척 아프다.

아무래도 딱딱한 부츠다 보니 내려올때 그 부분이 많이 눌려서...생각보다 많이 부었다.

다녀온지 일주일이 지나가는 아직도 부어 있으니 뭐...

다음에 혹시나 또 눈덮인 고산에 가게 된다면 내 전용 이중화를 사야 할 것 같다.


여튼 미션 컴플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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