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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rus]여섯째 날 - 하산

정상등정후 다음 날이 밝았다.

전날 하산 직후 몇몇은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먼저 호텔로 내려가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냥 원래 계획대로 여기에 남았다. 


원래 오늘은 어제 정상등정에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일인데

뭐 어제 성공했기 때문에 딱히 할일은 없다.

그냥 내려가서 쉬면 됨.


어제 오후부터 날씨가 다시 안좋아져서

오늘 정상등정하기로 한 팀은 등정을 미뤘다.

그런걸 보면 한번에 성공한 우리는 참 운이 좋은 편.



아침에 일어나니 구름이 아래에서부터 스물스물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탄 스노우캣은 뒤에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건 뭐 짐 옮기거나 슬로프 정비용인거 같다.



산 위쪽은 두터운 구름으로 덮여 있다.



리프트 쪽을 한 컷.



하이킹 하는 사람들도 있다.



숙소쪽에서 내려다본 설원.



인도네시아팀 네 명의 국기 세레모니.

이날이 인도네시아의 독립 기념일이었는데,

원래는 맨 오른의 윌단이 어제 정상에서 국기 세레모니를 한 후 뉴스에 내보낼 예정이었다.

근데 중간에 배터리도 나가고, 필고를 제외한 나머지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몸상태도 안좋아서

위에서 세레모니를 못한 모양.


그래서 간단하게 숙소 앞 설원에서 세레모니를 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티비를 탔다.=_=

원래 다큐멘터리도 만들겠다고 했는데...

등정일의 영상이 적어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어제 고생한 빌린 부츠.

이것때문에 내 다리도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빌려간 게 잘한 일 같다.

등정일 날씨로는 내 부츠를 신고 올라갔더라도 별 일 없었을 것 같긴 하지만,

날씨가 좋았던건 단순히 우연이었으니까...



그리고 고생한 화장실

아무래도 푸세식이라 잘 안사용할 것 같은데

은근히 많이 사용하게 된다.



오늘은 엘브루스가 봉우리를 보여주지 않는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이런 전용 이중화를 가지고 왔는데

내가 쓴 렌탈보단 확실히 발이 편해보인다.


크램폰도 원래는 패츨이나 그리벨 사의 몇십만원짜리 크램폰을 써야 하지만

그냥 국산 2만원짜리 크램폰을 샀더니

모양은 비슷하긴 한데 작아서 신발에 잘 끼워지지도 않고 앞쪽 갈퀴도 신발 밖으로 나오지 않아 미끄럽다...

역시 비싼건 이유가 있는 거였어...



이 그리스 할아버지는 적응훈련때 부츠 때문에 발목에 물집이 심하게 생겨서 

정상등정을 포기했다.

나도 발목이 좀 붓긴 했지만 이할아버지만큼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저 멀리 스키 사람들이 올라가는건 스키리프트.

날씨는 그저 그렇지만 스키타는 사람들이 그래도 몇 있다.



이제 리프트를 타고 하산.



저기가 Barrel Hut 이다.

우리 숙소보다 조금 아래에 있다.



신기한건 리프트 주의사항에 한글이 있다.

러시아에서 그만큼 한국이 유명한건가? 



다 내려왔다.

그리스 패밀리들.

저 앞의 소녀는 다들 15~16세 쯤으로 예상했는데, 알고보니 21살이었다. 서양인인데도 무척 어려보인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여기도 수프.ㅠ_ㅠ

내용물만 연어인게 조금 다르다. 맛은 거의 비슷.



음식은 뭐...

이동네는 식당이라도 별로 기대할 게 없다. ㅎㅎ



안나가 여기가 가게이니 필요한 물품을 사라고 한다.



돌아갈 때는 올때보다 훨씬 좋은 차를 탔다.




필립이 아까 그 가게가 맥주가 더 싸다면서 한병 샀다.

그래봐야 20루블 차이인데...

그리고 이 맥주...맛없다.



버스에 TV도 있다.

심지어 Goldstar. ㄷㄷㄷㄷ



돌아오니 어제 미리 내려왔던 핀란드 친구들이 산책하러 나간다고 한다.

참고로 핀란드 팀은 맨 왼쪽의 마커스만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 나머지 둘은 실패했다.

 


다시 돌아온 호텔 방

야호! 샤워다!

근데 사람이 너무 몰렸는지 뜨거운 물이 안나와서 찬물로 샤워했다.ㅠ_ㅠ

그래도 그게 어디야...



저녁에는 정상 등정 기념으로 조촐한 파티를 했다.



근데 준비된 술은 맥주는 없고 보드카만...ㄷㄷㄷ



안나와 다른 한명이

돌아다니면서 보드카를 계속 따라준다. ㄷㄷㄷ



맥주는 내돈으로 사먹지 뭐.

처음 라운드는 내가 내고

다음에는 스튜어트(큰)가 내고 뭐...



음식은 역시 맛없다.

질기고 짜고...



저 모자는 다른팀 건데 크리스티나가 써보고 싶다고 해서 쓰고 한 컷.



그리고 Certification증정식.

증서 외에 티셔츠도 받았다.



두 스튜어트와 제임스(중앙).



세네다는 그리스 아저씨와 춤을 춘다.

신났네.



이날 술을 엄청 마셨다.

보드카+맥주+핀란드 애들이 가져온 위스키까지...

거의 11시까지 마신 것 같다.

다들 술취해서 못볼꼴도 많이 보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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