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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마을]테이블 포포

담장옆에 국화꽃에서 팥죽 좀 먹고 서래마을을 좀 돌아다니다가

시간이 되어 테이플 포포로

한글로 읽으면 좀 이상하지만 영어로는 Table for four.


위치는 서래마을 메인 골목은 아니고, 조금 떨어진 주택가 한켠에 있다.

원래 부띠끄블루밍에 계시던 김성운 쉐프님이 독립하여 만든 곳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예전 부띠끄블루밍의 느낌이 많이 난다.

좋은 의미로...


2층이 레스토랑.



2층 문.



들어서면 진짜로 테이블은 네 개만 보인다. 

저 안쪽에 작은 2인용 테이블이 하나 더 있다고 하니 실제로는 다섯.



조명이 특이하게 생겼다.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조금 낡은 느낌? 



오늘 점심 코스.

디저트까지 포함하면 8 코스인데 4.5만이라...

이런 곳은 부띠끄 블루밍과 여기밖에 없을 것 같다.


사실 오기전에 서울에 점심에 먹을만한 레스토랑들을 좀 찾아봤는데

대부분 5만원 이쪽저쪽의 가격이지만, 기껏해야 디저트 포함해 3~4코스 밀인걸 생각하면

경이적인 수준이다.



아무래도 코스가 길다 보니 커트러리도 좀 많다.

먹다보니 메인에 쓸 게 없는 것 같았는데,

메인 나오기 전 포크와 나이프를 다시 세팅해 주신다.

참고로 커트러리는 헹켈.



감자칩과 치킨 라이스 튀일.

감자칩은 꿀울 한방울씩 떨어뜨려 놓아 그냥 먹으면 되고

치킨 라이스 튀일은 앞의 트러플 마스카르포네 치즈에 찍어 먹으라고

감자칩은 그냥 감자칩이고, 치킨 라이스 튀일은 바삭한게 신기한 맛이다.


음식 하나하나 설명을 자세히 해주시는 점도 무척 좋다.



빵은 따끈따끈한 감자빵. 

빵은 내가 더 가볍고 쫄깃한 빵을 좋아해서 그런지 평범하게 느껴졌다.



성게알을 곁들인 버터넛 스쿼시 에스푸마.

아주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

고소하다.

성게알은 상대적으로 그다지 두드러지지는 않는 느낌.



창가에 놓인 왼쪽이 버터넛 스쿼시.



일행은 성게를 못먹어서 

한치로 대신해주셨다.


주문하기 전에 못먹는 메뉴을 자세히 물어보고 바꿔주는 것도 여기의 장점.

당연한 거지만 별로 신경 안쓰는 곳도 많으니...



야채피클과 유자 드레싱을 곁들인 방어 카르파치오.

큼지막한 방어 회가 두점 들어있는데, 방어의 질이 매우 좋았고, 곁들여진 연어알도 수준급.



돼지감자 에스푸마를 곁들인 안면도 쭈꾸미 구이.

윗쪽의 까만건 오징어 먹물로 조리한 쭈꾸미 머리인데, 무척 진한 맛이 난다.

쭈꾸미 다리는 아주 부드럽게 잘 조리해서, 개인적으로는 머리보다도 더 인상깊었다.


비주얼이 좋아서 일단 대표사진으로 선정.=_=



올리브가 준비되고

이것도 맛나다.



태안산 어린굴 오일소스 스파게티니.

그냥 맛있다.

굴도 넉넉히 들어있고 같이 들어간 대구알의 간도 짭쪼롬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최근 먹은 파스타 중에서는 최고.



양송이와 동충하초 소스를 곁들인 대구 콩피.

곁들인 포항초도 맛있고, 대구알 튀김도 굳. 

생선은 저온조리해서 매우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느낌이 든다.

보통 대구살이 이렇게까지 탱글하지는 않은데, 흡사 메로와도 비슷한 식감. 

퍽퍽하지 않은 생선요리를 먹는게 얼마만인지...



메인은 한우 스테이크로 주문.

트러플 페이스트는 바닥에 조금 깔려있는데 모르면 그냥 지나쳤을수도 있는 수준.

브로콜리니와 루꼴라가 가니쉬로 올라가 깔끔하다.



고기는 조금 질긴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육즙도 풍부하고 고소해서 맛있었다.

완벽한 스테이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준급의 스테이크.



사과타르트와 유기농 포도 소르베

위에 올라간 하얀 건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공기가 많이 들어간 엿과 가까운 느낌.



소르베가 달지 않아 좋았고, 사과타르트는 평범 (물론 눅눅하지 않다는 점만 봐도 평균 이상)

딸기도 맛있었다.



사과가 무척 달다. 

배가 불러 마들렌을 하나 남겼는데 그걸 굳이 포장까지 해주심. ㅎㅎ



원래는 녹차를 마실까 했는데 귤피차를 추천해주셔서 그걸로...

특별한 맛은 아니고 그냥 차.



코스의 메뉴 하나하나가 모두 수준급이라

딱히 뭐가 오늘의 최고라 하기가 뭣할 정도.

예전의 부띠끄 블루밍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고 

이 가격으로 이런 코스를 먹을 수 있는곳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싶다.


앞으로 서울에서 런치를 먹는다면 무조건 가장 먼저 생각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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