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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등반

둘째날은 예정대로 후지산을 오르기로 했다.


사실 이 일정을 짜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일단 후지산은 7월에서 9월까지만 정규 등산시즌이고, 등산로도 그 때만 개방을 한다

그 외의 기간은 비시즌이고, 후지산의 수많은 산장들과 시설들도 모두 닫기 때문에, 원래는 오르면 안되는 시기.

하지만 겨울에도 분명히 오르는 사람들은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정보가 매우 부족할 뿐더러,

또한 등정 시작점인 고고메 (五合目)까지 운행하는 버스도 등산 시즌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오르기 위한 시간도 확보하기가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버스 시간인데,

후지산 요시노 루트의 버스는 5합목(5合目)에 도착하는 시간이 9시 45분이고

내려오는 마지막 버스 출발시간이 오후 4시 20분이기 때문에

최대 6시간 30분 정도가 주어진 시간이다.


그 이전에 5합목에 올라가려면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렌터카의 경우 하루 빌리는데 9천엔 정도 (보험포함), 택시는 편도로 1만엔 이상이 필요하다 (내려오는건 버스타면 되니까)

게다가 5합목까지 가는 후지 스바루 라인은 유료도로라서 통행료가 추가로 2천엔정도 필요 (어차피 외길이라 통행료는 올라갈때 한번만 내는 것 같았다)


여튼 비용상으로도 너무 과지출이고,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고 정상까지 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욕심내지 말고 그냥 버스타고 가기로 결정.


후지산은 방의 남쪽에 있는데, 방이 동향이라 발코니에서는 후지산이 안보이지만, 

호텔 옆구리에 나있는 창을 열면 후지산이 바로 보인다.

길에서 찍으면 전기줄이 너무 많아서 시야를 많이 가리는데, 확실히 4층짜리 건물이지만 전기줄만 없어도 시원하게 보이니 좋다.

사실 여기서 보는 뷰가 올라가서 보는 것보다 산의 모습을 보기엔 더 좋은데,

5합목에 오르면 또 너무 올려다봐야 해서 산의 전체 모습이 안보이기 때문.



일단 아침에 호텔에서 밥을 먹고 걸어서 가와구치코 역에 도착. 



표는 예약이 가능하진 않고 역에서 사면 된다.  

편도 1560엔이고 왕복 2200엔이니 무조건 왕복 구매 (어차피 무조건 내려올거잖아?)

편도 2100엔인줄 알고  백엔짜리는 한개만 들고갔는데,

2200엔이라 동전이 잔뜩 생겼다. 짤랑거리는거 싫은데-_-



뒷면엔 간단한 지도도 있다. 근데 버림-_-

난 빨리 올라갔으면 좋겠는데,

승객들중에 버스표를 안 사고 탄 사람이 있어서

버스표 사올때까지 기다리느라 출발 10분 지체.=_=

고작 10분이지만 왠지 마음이 급하다.



원래 9시 45분 도착 예정이지만, 10분 늦어졌으니 거의 10시쯤 되어서 5합목 도착.

사람 엄청 많다. 단체관광버스로 많이들 오는 모양.

여기의 고도가 2305미터인데, 올라갈때는 못보고 내려와서 확인.

원래는 시계의 고도계를 맞추고 올라가려고 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냥 출발.



이쪽이 등산로 입구인데,



뭐 이런 표지판도 있다.

잘 기억해두면 좋다.

하지만 난 사진만 찍고 지나쳤을 뿐이고...



등산로 진입은 막혀있다.

뭐 넘어가도 되긴 하지만,

옆에 우회할 수 있는 샛길이 있다.

그리고 그 샛길로 오는 사람도 있다-_-



이길은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막아놓은 곳을 샛길로 우회하면 이런 완만한 길이 나오는데,

처음에만 약간 오르막이고 조금 지나면 오히려 내리막이다.

근데 6합목으로 가는 길은 맞음.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9월 10일부터 폐쇄고

아까 정류장으로부터 여기까지는 11월 1일부터 폐쇄

근데 오늘은 11월 16일이고...

당연히 막혀있다.

여기도 넘어가야 함.



초반은 뭐 완만하고



조금만 걸으면 



이런 곳도 지나서



저쪽으로 가야 함.



여기가 아마 6합목인 것 같다.

여기까지 20분정도면 오는데, 지도상으론 50분 걸린다고 되어있음-_- 그럴리가 없는데?



정체모를 말뚝.



왼쪽에 보이는 길로 가야 하는데,

경사면이 가파르다 보니 직선으로는 못올라가고 이런 식으로 지그재그로 계속 올라가게 되어있다.

일단 낙석 방지 때문에 직선으로 못올라가는 것도 있고...


아 근데 장비를 너무 대강 준비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햇빛이 계속 내리쬐는데, 챙있는 모자를 방에 두고 와서 얼굴이 너무 뜨겁다

선크림은 바르긴 했는데, 눈도 너무 부시고...ㅠ_ㅠ

고글을 가져오긴 했는데 스키 고글이라 너무 덥고 불편해서 아래쪽에선 거의 안썼다.



평탄한 지그재그길을 한참 지나면 이런 돌 지대가 나오는데, 여기도 지그재그이긴 마찬가지 근데 경사도 가파르고 훨씬 험하긴 하다.

뭐 엄청 험한건 아닌데, 돌이 계단처럼 정비되어있는게 아니라 좀 많이 울퉁불퉁하다.


그리고 위를 보면 계속 건물들이 있는데, 저거 하나하나가 다 산장인 듯 하다.

올라가는 동안 계속 보이는데, 요시다 루트가 가장 대중적인 루트라서 산장 개수도 가장 많다고...



고도계를 보니 2800미터인데, 

나중에 내려와서 확인해보니 시계의 고도계가 실제 고도보다 100m정도 높게 나온다.

그러니 실제로는 2700미터인 셈.

2305미터에서 출발했으니 대략 400미터 올라왔다.



내가 올라온 끝없는 지그재그 길.



경치 좋다.

저 호수는 가와구치코는 아니고, 무슨 호수인지 모름. ㅎㅎ

지금 구글맵을 찾아보니 야마나카호(山中湖)인 것 같다.



길은 이런 식.

아직은 눈이 많진 않다.



앞으론 눈이 더 많아질 것 같아서

여기서 크램폰(아이젠) 장착.

2만원짜리 싸구려인데, 좋은걸로 하나 사고싶다.



선김에 사진도 좀 찍고...

왼쪽에 쬐끔 보이는게 가와구치코.



이건 아마 야마나카호겠지?



이게 뭔가 랜드마크일 것 같은데 뭔지 모름.



그냥 좀 걷다보면 금방 지나친다.



가와구치코.

그리고 내가 올라온 지그재그길도 보인다.



길은 계속 이런 상태.

뭐 계속 이렇다.

길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내려올때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내려와보니 별로 힘들진 않음. ㅋㅋㅋ

근데 이 위로 한참 올라간거 같은데, 힘들어서 사진을 안찍었다.



중간에 7합목 표지판은 못본거 같은데,

뭐 여튼 어딘진 모르지만 여기까지 왔음.



경치 참 좋다.



저기 뭔가 표지석같은게 보이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눈보라가 치기 시작.



비석 있는 곳으로 가니까 위로는 등산로가 이모양이다.

바람이 불어서 길이 거의 없어진 상태

흔적은 있지만... 좀 미끄러질건 각오해야 하는 길이다.



사진으로는 경사가 잘 안느껴지지만, 경사도가 상당해서 

일단 크램폰만 믿고 가기에는 좀, 아니 많이 위험하다.

크램폰의 날을 찍으면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다 미끄러지면?...ㄷㄷㄷ

피켈(ICE AXE)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비행기에 들고탈 수가 없어서 집에 놓고왔음-_-

사실 부치면 되긴 하는데, 오는 비행기가 5만원짜리라서 수하물이 없는 표여서...ㅎㅎㅎ


그리고 등산로 초입에서 한명 본 것 외엔 여기까지 오면서 사람을 한명도 못봤는데,

여기서 미끄러져서 사고나면 진짜 아무도 나를 못찾을 것 같다.-_-



팔대룡신? 뭐지?

8합목 표지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아닌것 같다.



여기까지 두시간정도 걸렸고, 고도는 고도계상으로 3200미터 (실제론 3100미터)

2300미터부터 약 800미터 올라왔는데, 정상이 3770미터니 아직 670미터 남은 상황.

아직 한시간 좀 넘게 더 오를 시간이 있고, 여기서부턴 더 빨리 올라갈 수 있긴 하지만,

일단 이 위로는 피켈 없이는 위험할 것 같고, 여기서 깔끔히 포기.



밥이나 먹자.



밑에서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받아왔다.

유자소유라멘이라는데, 

뭐 배고프니 그냥 맛있지 뭐...

이거랑 역시 편의점에서 산 유부초밥을 같이 먹었다.

물도 좀 마시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사면의 경사는 사진으로 보는것보다는 좀 더 가파르다.



야마나카호.



경치 좋다.



지금 복장 상태.

일단 추울까봐 아래에 내복을 입었는데,

내복은 오버였던 것 같다.=_= 더워서 땀나는데다가 몸에 감겨서 너무 불편...



고도는 고도계 오차 감안하면 약 3100미터 



내려갑시다.



한참 내려와서 한컷.



한참 더내려오니 아까 지겹게 올라왔던 지그재그 길이 보인다.

내려갈땐 편하지 뭐...



멋지다.



순식간에 여기까지 내려옴.



크램폰을 빼고 더우니 옷도 좀 벗고, 물도 마셨다.

어차피 이제 시간 많으니 충분히 여유를 즐긴다.

그나저나 저 헬멧은 내거 아님. 그냥 저기 있었다.



경치 좋다.



야마나카호 많이 등장하시네. ㅎㅎㅎ



내려온 길.

오히려 조금 시간이 지나니 그늘이 되어 걷기 편하다.



6합목도 지나서 이젠 그냥 산길.



다내려왔다.



여기가 2270미터 정도로, 5합목보다 오히려 좀 낮다.



결론: 올라가야 함.



다왔다. 오른쪽에 보이는 길이 샛길.



정류소 도착.

도착하니 2시니 대략 4시간정도 걸렸다.

근데 버스 시간이 2시 50분이라 50분동안 노닥노닥거림. 좋았다.^^



어느 기념품점에 들어가니 이런게 있는데

오른쪽에 잘 보면 야마나카호가 표시되어있다. 야마나카호가 가와구치코보다는 더 높은곳에 있는 모양.



정상을 못밟은건 아쉽지만,

뭐 가까운 곳이니 다음에 또 올 수도 있고...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여행의 가장 큰 목표는 이미 끝났고, 이젠 먹고 놀 일만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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