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보고 취미가 뭐냐고 물었을때 선뜻 등산이라고 답하기 좀 어색한데,
등산을 좋아하긴 하지만 자주 가는게 아니라서 그렇다.
2020년만 해도 생각나는 등산이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주왕산 이렇게 네 번 뿐인 것 같은데....
그래도 뭐 어디 가면 등산할 계획부터 세우니 취미가 아니라기도 좀 뭣하고...
여튼 그래도 일반인 대비는 등산을 좀 더 다닌 편이니,
등산 용품 중 가장 중요한 등산화에 대해
처음 등산을 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까 싶어서 짧은 포스팅.
1. 등산할때 등산화는 필요한가? 운동화는 안되나?
여기에 대한 대답은 Yes.
운동화가 가볍고 걷기 편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포장된 도로에서의 얘기고
운동화는 아무리 끈을 꽉 묶더라도 돌이 많은 산길에서는 발이 불안정하고
무엇보다 오래 걸을수록 바닥의 요철이 발에 다 느껴져서 무척 발이 아프고 피곤해진다.
물론 등산을 많이 다녀본 숙련된 사람이라면 웬만한 산은 운동화로도 다닐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산에서는 등산화를 신자.
등산화의 특징이라면 밑창이 단단해서 바닥의 요철이 느껴지지 않으며,
신발이 조금 묵직하고 튼튼해서 포장되지 않은 거친 길에서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다.
물론 요즘은 트레일러닝화라고 해서 밑창은 좀 단단하지만 운동화처럼 가벼운 것도 있긴 한데,
제대로 된 등산을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감이 있다.
등산의 고인물쯤 되는 사람들이 이제 산에서 좀 뛰어볼까? 싶을때 신는 신발이니
보통 사람들은 그냥 등산화를 신자.
2. 발목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발목을 잡아줄 수 있냐 아니냐의 차이.
돌이 많고 울퉁불퉁한 산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발목을 접지르기 쉬우며
이 때 발목을 잡아주는 발목높은 등산화를 신으면 발목을 다칠 위험이 적다.
그래서 산에서 오래 걸을 거라면 발목이 있는 등산화가 좋다.
모래나 이물질이 신발에 쉽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
물론 발목이 있는 등산화의 단점이라면 무겁다는거고,
그래서 난 발목이 없는 등산화를 주로 신는다.
나처럼 산길에 익숙하고 체중이 적게 나가서 산에서 발목을 접질러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발목이 없는 등산화도 상관 없다.
3. 고어텍스는 꼭 필요한가?
등산화가 한개고 그걸로 다용도로 쓴다면
고어텍스 혹은 방수 투습이 되는 등산화를 사는게 좋다.
특히 겨울산에 갈 거라면 방수가 되는건 필수다.
여름용 겨울용이 따로 있다면 모두 고어텍스일 필요는 없고...
4. 외국산 등산화가 좋은가?
개인적으로는 No.
보통 사람들이 명품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산 등산화들
잠발란, 마인들, 한바그, 라스포티바(이건 좀 드물긴 하지만)등은
대부분 유럽인의 칼발에 족형이 맞춰져있어서 발볼이 넓은 동양인에게 불편하다.
그 중에서도 잠발란과 AKU가 좀 발볼이 넓은 편이라는 평이 많고,
라스포티바의 경우에는 정말 발볼이 좁다.
그래서, 본인이 칼발이라면 외국산 등산화도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외국산 등산화를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두꺼운 등산양말을 신어야 하는 등산화의 경우에 발볼이 좁으면 정말 불편하다.
나는 발에 살이 별로 없지만 발볼은 넓은 편인데
지금까지 신어본 외국산 등산화는 대부분 발볼 때문에 불편했다.
또 하나, 위에 언급한 해외산 중등산화들은 대부분 비브람 창을 쓰는데,
해외 브랜드가 쓰는 비브람창은 튼튼하기는 하지만 바위에서의 접지력이 별로 좋지 않다.
물론 비브람 창 중에서도 바위 접지력이 좋은 것들이 있지만, 어프로치화에만 쓰이고 일반 등산화에 잘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국내의 암릉이 많은 지역에서 쓰기에는 좀 미끄러운 편.
하글롭스의 roc claw man.
어프로치화로, 얇은 양말을 신었을때는 괜찮았는데 두꺼운 양말을 신으니 발볼이 너무 조여서
얇은 양말을 신고 지리산 종주를 했는데, 발이 정말 아팠다.
파이프텐의 가이드 태니.
해외에서 어프로치화로 최고라는 리뷰를 믿고 산건데,
발 앞쪽이 좁아서 새끼발가락이 너무 아파 도저히 신을 수가 없었다. 중고로 퇴출.
한바그 그룬텐
디자인은 예쁘지만, 요즘의 등산화가 아닌 옛날식 등산화라 무겁고 투습 안되고
무엇보다 발볼이 그나마 위엣 것들보다는 넓은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좁고
뒷꿈치도 단단해서 오래 신으면 뒷꿈치가 까진다.
지금은 아버지 드림.
5. 등산화를 살 때의 팁
일단은 신어보고 내 발에 맞는지를 확인하는게 가장 좋다.
발볼이 넓은 편이라면 국산 등산화를 사자.
인터넷으로 샀는데 아주 편하지 않다? 바로 반품하자.
그리고 등산화는 종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종류 (발목 높이, 방수 여부, 갑피 재질 등)를 정한 다음에
이월 상품 중에서 고르면 좋은 제품을 무척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오래전에 사서 킬리만자로까지 함께 했던 트랙스타의 코브라
보아 시스템이라 끈 조이기가 쉽고 발도 편해서 정말 오래 썼는데,
킬리만자로에서 신발 옆구리가 돌과의 잦은 마찰로 튿어져서 버렸다.
등산화를 살 때 신발 옆구리의 내구성을 보게 된 계기=_=
코브라를 내보내고 이리저리 방황하다 정착한
k2의 고스트 DX 슈퍼.
일단 고어텍스라 방수와 투습이 되고, 디자인이 좀 덜 등산화 같고,
갑피가 슈퍼패브릭으로 마찰에 강하면서도 가벼운 것이 장점.
발볼도 넓어서 내가 신어도 발이 편하다.
K2 제품인만큼 정가는 비싸지만, 이월제품을 사서 8만원정도에 구입했다.
국산 등산화를 이것저것 많이 신어본 게 아니라서 추천하기는 좀 그렇지만
등산의 고인물쯤 되시는 아버지 왈 K2가 좋다고 하신다.
인터넷에서 캠프라인이 좋다는데 난 안신어봐서 모르겠고
트렉스타는 저렴해서 좋고, k2는 전반적으로 성능이 안정적인 것 같다.
위의 Dx 고스트 슈퍼가 마음에 들어서 이미지가 좋아진 건지도...
뭐 주저리 주저리 얘기가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1. 산에선 등산화를 신자.
2. 초보라면 발목이 있는것을, 다른 등산화가 있거나 등산 고인물이면 발목이 없는것도 ok
3. 고어텍스가 필수는 아니지만 있음 좋고, 겨울산 갈거라면 필수.
4. 외국산 등산화는 본인이 발볼이 넓다면 비추.
5. 국산중에 본인이 필요한 조건을 만족하는 이월제품을 사는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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