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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화 종류


내가 등산을 자주 가는건 아닌데, 그래도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까 가장 중요한게 신발이기도 하고, (물론 옷도 중요함)

한번 간단히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사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사람들이 주로 신는 등산화는 경등산화 중등산화 이렇게만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외의 것들도 있고, 무엇보다 용도에 맞게 쓰는 것이 좋으니까...

물론 중등산화 하나 사서 주구장창 쓰는게 가장 경제적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무거운거 싫어해서...(그냥 체력이 약한 건지도)

각설하고 가장 가벼운(무게)것부터 차례로 시작.

운동화는 포장 도로가 아닌 이상 산에서 신지 않는것을 추천하기에 제외했다.


1. 암벽화 : 암벽등반용

내가 지금 쓰는 암벽화이고, 사진은 부토라 홈페이지에서 퍼왔다. 

일반적인 등산에 사용하는 신발은 당연히 아니고, 암벽등반이라는 특수 용도에 쓰는 신발.

매우 가볍고, 매우 얇고, 발이 아플 정도로 꼭 맞게 신어야 하는 신발이기에, 이거 신고 걸어다니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걷기용 신발이 따로 있고, 이건 가방에 넣던지 매달던지 해서 따로 가지고다닌다.

뭐 암벽등반 안하는 사람들은 알 필요 없으니 이정도로 패스.



2. 트레일러닝화 : 산악마라톤, 험하지 않은 가벼운 등산

포장도로가 아닌 이상 운동화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유는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운동화는 발을 잘 잡아주지 못할 뿐더러 바닥도 소프트해서 바닥의 요철이 발에 느껴지고, 결과적으로 매우 발이 아프게 된다.

하지만 일반 등산화는 그걸 고려해서 바닥도 두껍고 재질도 튼튼하기에 무거워지는데, 

트레일러닝화는 운동화와 등산화를 절충한 제품정도로 보면 됨.

바닥은 등산화에 가까울 정도로 단단해서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도 발의 피로를 줄였지만, 

갑피는 운동화에 가까울 정도로 경량화해서 (실제로 요즘은 운동화처럼 니트를 쓰기도 한다) 전체 무게를 많이 줄인 제품.

일반 등산화처럼 투박하지 않고 운동화처럼 디자인도 다양한데다 가볍고 편해서 많이들 신는 모양.

그리고 산악마라톤 경기를 위해서도 신는다. 일단 거기선 경량화가 중요하니까.


다만 갑피가 얇고 가볍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하고, 일반 등산화만큼 발을 잘 잡아주지는 않는다.

그냥 동네 뒷산 산책가는 용도로는 좋으나, 바위가 조금이라도 있어서 옆구리가 마찰될 일이 있으면 쉽게 튿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음.

그래서 난 안씀. 사 본 적도 없고..=_=



3. 어프로치화 : 가벼운 등산+암벽

지금 가지고 있는 하글롭스의 Roc claw men


파이브텐의 가이드 태니. 외국 사이트에서 최고의 어프로치화로 꼽길래 샀는데 나는 발이 아파서 처분했다.


암벽화는 신고 걷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걸을 수 있으면서 간단한 암벽 등반에도 쓸 수 있는 신발이 바로 어프로치화.

일반 등산화보다 가볍고, 밑창은 암벽화에 가까울 정도로 마찰력을 높인 제품이다.

어프로치는 말 그대로 등반(주로 암벽등반)하는 곳까지 접근하는걸 말하는데 (암벽이 도로변에 갑자기 떡 있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그런 어프로치에 쓰거나, 혹은 가벼운 등산과 암벽등반이 섞인 Mixed climbing에 쓰는 제품.

물론 제대로 된 암벽등반을 하려면 암벽화를 따로 챙기는게 좋다.

아무래도 가벼운 암벽등반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갑피가 얇더라도 내구성이 트레일러닝화보다는 훨씬 높고, 앞쪽에 고무랜드도 둘러진 경우가 많다.

대신 바닥은 일반 등산화보다 좀 얇고 그만큼 가벼움. 

나는 그냥 가벼운 등산용으로 쓴다. 



4. 경등산화: 일반적인 등산

10년전쯤에 사서 잘 쓰다가 옆구리가 튿어져서 버린 트렉스타의 코브라 530


작년에 산 K2의 Dx 고스트 슈퍼


사실 경등산화 중등산화라는 말이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개념이라서 좀 애매한데,

일반적으로는 목이 없는걸 경등산화, 목이 있는걸 중등산화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구분함.

목이 없는 등산화의 경우, 발목을 잡아주는 능력이 떨어져서 험한 길에서 발목을 접지를 위험이 좀 크지만, 그만큼 가볍다.

그리고 일단 등산화라는 이름이 붙었기에 갑피도 두껍고 튼튼한 편에, 밑창도 단단해서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발의 피로가 적다.

그리고 중등산화보다 저렴함.

예전에 쓰던 트렉스타의 코브라도 아주 만족스럽게 잘 썼고, 최근에 산 K2의 고스트 슈퍼도 매우 만족스럽게 쓰는 중.

제일 좋아하는 등산화이긴 한데, 아껴쓰느라 하글롭스 어프로치화도 섞어 쓴다.



5. 중등산화: 험하거나 장거리 등산

한바그의 그룬텐. 

사실 고어텍스도 아니고, 외국에서는 좋은 등산화보다 walking boots 정도로 통하는 물건이지만

국내에선 중등산화 범주에 들어간다.


이런 중등산화는 일단 갑피가 매우 튼튼하고, 방수가 잘 되고, 발목부분이 높게 되어 있어 발목보호도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등산화라고 하면 이걸 주로 떠올리는데, 국내 산이 높이에 비해 상당히 험한 경우가 많기에 안전을 생각한다면 중등산화를 신는게 좋기는 하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경우 그냥 경등산화를 신지만...=_=


외국 브랜드와 우리나라 브랜드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일반적으로 명품처럼 알려진 한바그, 마인들, 잠발란, 등의 해외 등산화는 비싼만큼 물론 좋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인 발에 잘 맞지는 않는다.

내 한바그의 경우에도 발볼이 조금 좁은 편이라 그다지 편하지는 않고 (지금은 좀 익숙해졌는데 아직도 불편하긴 함) 뒷꿈치도 신을 때마다 까진다.=_= (뒷꿈치 패드 필수)

그리고 밑창의 경우에도 외국 브랜드들은 내구성 위주의 창을 쓰기 때문에 (비브람 창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주로 내구성 위주의 창을 쓴다)

국내에 흔한 화강암 위주의 돌산에서는 조금 미끄러운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k2나 코오롱 등의 한국브랜드가 훨씬 발도 편하고, 국내 산에도 잘 맞는 경향을 보인다. 

게다가 국산 브랜드가 가격도 훨씬 저렴해서, 이월상품을 사면 엄청 싸게 살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트렉스타나 캠프라인같은 브랜드는 정가 자체가 싸다.

그래서 누가 등산화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그냥 국산 사라고 함.=_=



6. 이중화, 삼중화

Elbrus에 갔을때 빌렸던 Scarpa의 Inferno(좌), 내가 가져간 한바그 그룬텐(우)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이중화인 스카르파의 Phantom 시리즈


역시나 가장 유명한 이중화인 라스포티바의 바투라

내가 가지고 있던 노스페이스의 S8k 삼중화


이중화 혹은 삼중화라고 불리는 이 신발들은, 주로

1. 빙벽등반

2. 고산등반

3. 극지탐험 (ex,남극)

과 같은 특수한 용도에 쓰이는 신발들인데, 일반적으로 등산다니는 사람들은 별로 볼 일이 없고

국내에서는 빙벽등반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해외고산원정을 가는 사람들이 주로 쓴다.

이 신발들은 발목이 거의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데, 이건 프론트로 찍어서 빙벽등반을 할 때 발목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올린 사진속의 신발들은 보통 게이터 (스패츠) 일체형으로 이너 부츠를 포함해 2중 혹은 3중으로 되어 있는데, 

이건 고산등반이나 극지탐험등의 극한 상황에서 발의 방수와 보온성을 얻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거 신고 그냥 걸으면 꽤 불편하다. 흡사 깁스를 하고 걷고있는 기분.

그리고 무게도 상당해서 보통 한짝 (한켤레 말고) 에 1킬로를 넘어간다. 요즘은 뭐 좀 가벼운 제품들도 있지만...


아주 오래전엔 이중화라고 하면 주로 플라스틱 외피를 가진 것들이었고, 내가 Elbrus에서 빌려신었던 Scarpa의 Inferno가 대표적이다.

이건 스키 부츠랑 거의 비슷한 외형에 신었을때의 느낌도 비슷하고, 심지어 앞뒤에 크램폰 장착을 위한 홈도 있다.

그래서 산악스키의 경우 이런 신발에 직접 체결해서 바로 스키를 탈 수 있다. 

아...스키 하나 사고싶네. 근데 난 부츠도 팔았잖아? 안될거야 난...


다만 요즘은  위의 스카르파 팬텀 시리즈나 라스포티바의 바투라처럼 내부는 가죽에 외부는 합성섬유로 되어 있는 이중화나 삼중화들이 대부분이고

기존 플라스틱 이중화에 비해 훨씬 가벼워지고 훨씬 편하다.  무게도 한쪽당 1킬로 안쪽에 실제로 보면 이중화들은 많이 크지도 않음.

물론 내가 가지고 있떤 S8k는 삼중화라서 크기가 어마무시했지만...삼중화는 6~7000미터 이상의 고산에 주로 쓰고 그 이하에서는 일반적으로 2중화를 쓴다.

뭐 지금은 팔아버렸지만, 나중에 또 고산 갈 일이 있으면 아마 이중화를 살 것 같다. 내가 8000미터급 갈 일은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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