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제작 2010 대한민국, 163분
평점 3.5
원작을 너무나 재밌게 봤기에 원작보다 못하다는 얘기를 듣고도 보러 감.
뭐 언제는 원작보다 나은 영화가 있었나..(가끔 있긴 하지만)
기대를 하지 말고 보자고 생각했건만, 어느 정도의 기대는 남아있었나 보다.
어쩔 수 없이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데,
왠지 내용을 알고 보는 듯한 느낌이라 재미가 반감되는 면은 있다.
원작을 보지 않고 봤다면, 아니 영화를 보고 원작을 봤더라면 더 만족도가 높았을 텐데...
주인공의 느낌은 박해일이 잘 살리긴 했으나, 이장역의 정재영은 약간 생각과는 달랐다.
물론 가장 달랐던 건 영지역의 유선이고...침착한건 좋은데 말투가 너무 아나운서 같아서...
유해진은 원작과 많이 다름에도 특유의 캐릭터가 빛났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
다만 극의 세부적인 부분은 꽤 다르다.
중요한 대사들은 모두 살리면서도 내용의 흐름은 미묘하게 다르게 끌고가는데,
이는 감독의 상황 설정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연기한 연기자 때문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원작에서는 이장이 무조건 나쁜 놈인 걸로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네.
물론 정재영이 원작의 이장 캐릭터를 100% 살리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고, 어느정도는 감독의 의도인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이 바뀌었다는 것은 뭐 찝찝한 느낌은 덜해서 좋긴 한데,
그 찝찝한 느낌이 원작 이끼의 느낌이니 뭔가 아쉬운 것 같기도 하고.
원작을 떠나 영화만을 떼고 보면 (그러기는 쉽지 않지만)
적절한 긴장감에 약간의 코믹 요소도 가미되어 괜찮은 영화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원작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문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원작을 먼저 보지 말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