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인감의 필요를 모르고 살았는데, 집을 팔 때는 인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감을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요새 세상에 뭐 아무 막도장으로나 만들어도 상관 없지만
왠지 또 뭔가에 꽂혀서 폭풍검색...
원래 특이한거 좋아하는 순수 마이너 취향이라 처음에 찾아본건

티타늄 도장...
왠지 멋있긴 한데, 전통적인 도장 재료도 아니고 해서...
도장 재료는 뭘 많이 쓰나 알아보니
나무, 상아 등이 많이 쓰인다.
그 중에서도 좀 특이한건 벽조목이라고 해서 벼락맞은 대추나무인데
액운을 피하게 해준다는 미신이 있어서 많이들 쓴다고...
근데 벼락맞은 대추나무가 그리 흔할리도 없고,
시중에 파는 도장재료인 벽조목은 인공 벽조목으로 대추나무에 전류를 흘려서 압축해 만든다.
뭐 그정도도 나쁘지 않은데,
그럼 진짜 벽조목도 파나? 하고 한번 검색 시작.
팔기는 팔더라.
문제는,
진짜 벽조목이라고 하는 것들은 수십만원정도의 돈인데,
이게 진짠지 아닌지도 사실 잘 모르는 상황에서 그 큰 돈을 도장 하나에 쓰기는 좀 그렇다.
그와중에 좀 저렴한 벽조목 도장재를 어떤 나무공예 공방에서 팔길래 그냥 속는 셈치고 구매했다.
다음은 인각인데,
수제 인각 하시는 분들께 전화를 걸어봤더니 인각 비용이 기본 5만+
에이 때려쳐. 그냥 기계로 깎자.
근데 동네 마트에 있는 도장집에 도장재를 가져갔더니
정확히 정사각형이 아니라고 (살짝 연마가 되어 모서리가 둥글다) 못하시겠다고...
그래서 도장집이 모여있는 법원 앞에 가서 깎아 왔다.

도장은 3cm 정도의 길이로 무척 짧고 사각이다.
사실 작아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거니까...
무엇보다 은봉을 넣어 윗면이 표시되는게 참 마음에 든다.
벽조목은 침수목(沈水木) 이라고도 불리는데 번개를 맞으면서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타니까...)이라고 한다.
근데 그거야 뭐 얼마나 탔냐에 따라 다른거고, 내가 산 도장재는 물에 뜬다.-_-
그렇다고 가짜라는건 아니고, 전체적으로 일반 대추나무에 비해 조금 검고, 군데 군데 검게 탄 부분이 보이긴 한다.
정확한 진위 여부야 판 사람만 알겠지만...

인각면 (이름은 모자이크)
도장재가 사각이라 어쩔 수 없이 사각으로 새기긴 했는데
원래 개인 도장은 사각으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인생을 모나게 살면 좋지 않다는 믿음 때문이라나?
뭐 어쩔 수 없지...
만드는 김에 도장집도 검색해봤는데,
가죽공예 하는 사람이 도장집을 가죽으로 만들어주는데,
카톡으로 내 도장 크기에 맞춰 좀 작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쏙 들어간다.
케이스도 무척 마음에 든다.
도장재 구입부터 도장 인각하는데까지 거의 몇 달 걸린 것 같은데,
여튼 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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