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부터 킬리만자로 등산.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Uhuru peak (5895m)에 오르는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짧고 수월한 Marangu route를 택했다.
일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최단 기간인 4박 5일. 이 루트는 중간에 3개의 산장(Hut)이 있어서 편리하다.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의 규칙상, 개인 등반은 불가능하고 현지 회사를 통해 현지인 가이드, 포터, 요리사 등을 대동해야 한다.
비싼 입장료에 인건비까지 합하니 기본적으로 4박 5일에 1000불 이상의 금액이 들고, 나중에 팁까지 줘야 해서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든다.
일단 등산로 입구인 Marangu Gate에서 입장료 납부 및 등록을 한다.
가이드가 소속 회사와 계정 번호를 적는 것 같다.
입구 옆에는 킬리만자로를 최초로 오른 Hans Meyer와 최초의 가이드인 Yunane Lauwo에 대한 기념비가 있다.
여기가 입구인 Marangu Gate. 가이드인 카두가 좀 기다리라고 하더니 곧 출발했다.
여기가 벌써 해발 1860m 나 된다.
첫번째 목표인 만다라 헛(Mandara Hut, 2720m) 까지는 8km로 약 세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오른쪽으로는 이렇게 좋은 길이 있는데,
포터만 갈 수 있고 등산객 및 가이드는 왼쪽의 산길로 간다.
왼쪽 산길로 출발.
앞서가는 가이드 카두.
41살이고 킬리만자로에는 79번 올랐다고 한다. 나와 오르면 80번째인 셈.
킬리만자로를 오르는 내내 나와 함께한 건 가이드인 카두 뿐이다.
포터와 요리사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같이 오르지도 않았음.
작은 폭포가 있는데 소가 무척 깊다.
다리도 있고...
앞에 가던 등산객들과 가이드.
등산객들의 배낭이 단촐한데, 큰 짐은 포터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난 내 짐을 포터에게 맡기지 않고 모두 직접 메고 갔는데, 그때문에 짐쌀때 무게를 줄이는데 신경을 좀 많이 썼다.
15 kg 정도 되었는데, 나름은 선방했다고 생각.
지나가다 본 원숭이인데 Blue monkey라고 한다.
얼굴을 안보여주네...
얼마 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점심을 먹자고 한다.
이 길은 포터들이 오르는 길이고,
이 길은 내가 온 길이다.
올라온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점심이 무척 푸짐하다.-_-
햄버거 하나와 쥬스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나머지는 가이드에게 줬다.
밥먹고 있는데 지나가는 포터들.
보통 저만큼씩 짐을 지고 가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식료품이 적어지기 때문에 짐은 조금 적어진다.
식사하는데 옆에서 알짱거리던 몽구스.
등산객들이 남기는 음식을 주워 먹는다고...
점심식사장소 옆에 화장실이 있는데 무척 깨끗하다.
푸세식이긴 하지만 관리는 잘 되는 것 같다.
점심먹고 다시 출발.
만다라 산장까지 1.5시간.
숲길은 계속된다.
여기서 포터들이 올라오는 길과 등산객이 올라가는 길이 합쳐진다.
마랑구 게이트로부터 두시간 거리.
만다라 산장까지는 1시간.
포터들이 앉아 물을 마시고 있다.
만다라 산장 (2720m)도착.
오늘밤은 여기서 보내게 된다.
리셉션
저 삼각형 건물은 등산객이 쓰는 곳이고
아랫쪽 건물들은 취사 및 기타 용도.
사실 뭐하는데 쓰는 건물인지는 잘 모른다.
포터, 가이드 들이 쉬고 있다.
아래에 두명은 오셀로를 하고 있는 듯?
여기가 내가 쉴 곳.
5월까지는 우기라서 비수기이기때문에 사람이 별로 없다
덕분에 침대 네개짜리 방을 혼자서 썼다.
내부는 이런 모양.
실제로 네명이 자게 되면 무척 비좁을 것 같다.
저 쪽 한켠에 있던 건물인데 뭐하는 건물인지는 모르겠다.
날씨는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
화장실도 번듯하다.
역시나 산에 있는 화장실 치고는 무척 깨끗하다.
세면대도 있고 찬물이지만 물도 나온다.
이건 어느팀 포터인가가 와서 친 천막인데, 용도를 모르겠다.
잠을 자기에는 아랫 면적이 작고, 위로 길쭉한걸 보니 화장실 같기도 하고...
샤워실인가도 생각했는데 샤워하는건 못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했는데 아직 세시도 안된 시각.
이제 뭘하지?
좀 있으니 웨이터인 압달라가 씻으라고 따뜻한 물과 비누를 가져다 준다.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압달라는 포터도 겸하는 것 같다. 그리고 평소에는 보조 가이드도 한다고...
씻고 티타임이 있으니 식당으로 오라고 한다.
이건 공동식당.
이 새는 지금 찾아보니 white necked raven 이라고 한다.
직역하면 흰목까마귀 정도?
여기저기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상당히 크고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Karibu(카리부)는 스와힐리어로 welcome 의 뜻.
참고로 이외에 배운 몇가지 말은
Jambo(잠보,얌보) : Hello
Mambo(맘보) : Hi
Asante(아산티) : Thank you
Hakuna Matata(하쿠나 마타타) : No problem
특히 이 중에 얌보와 맘보는 정말 지겹도록 썼다.
내가 맨처음 도착했기 때문에 나밖에 없다.
차를 마시고 좀 지나니 사람들이 몇 팀 더 올라왔다.
이렇게 팝콘과 뜨거운 물, 차를 준비해준다.
차는 커피, 킬리만자로 티(홍차인 것 같다), 마일로
그리고 가루 우유와 설탕 등이 준비된다.
차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많이 마시진 않았는데, 밀크티만 조금 만들어 마셨다.
한가지 신기한건 이 모든게 한번도 뜯지 않은 새거라는 점.
이번 산행이 끝나면 버리는 건가? 나는 이거 1/10도 못먹을텐데...
가루 우유를 섞어 만든 밀크티.
차를 마시고 나니 카두가 근처에 분화구가 있는데 산책을 가자고 한다.
가는 길에 본 원숭이. 저 뒤에도 한마리 있네...
Black and white colobus monkey라고 하는데 이녀석은 상당히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나뭇잎을 열심히 뜯고 있는걸 포착.
분화구 이름이 Moundi crater인 모양.
산장에서는 무척 가깝다.
전화통화하고 있는 카두.
원래 사람 얼굴은 함부로 안올리는데 카두가 이걸 볼 일은 없을 테니...ㅎㅎ
분화구는 이렇게 생겼다. 그다지 크지는 않다.
주변 경관.
날씨가 잠시 맑아져서 경치가 좋다.
반대쪽도 한컷.
돌아와서 할일이 없어서 전자책으로 소설을 좀 봤다.
이번 여행에서 정말 잘 가져왔다 싶은 아이템 중 하나.
쉬는 시간이 무척 많았는데 아주 요긴하게 썼다.
6시가 되니 저녁이 준비된다.
먼저 Cucumber soup.
오이의 맛은 잘 모르겠고, 사진에 보이는 녹색은 아마도 고수 같은데
내가 고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렇게 거슬리지 않고 잘 먹었다.
메인 디쉬.
닭튀김과 빵, 감자튀김, 샐러드, 과일 등이 나오는데
무척 푸짐하다.
수프까지 합하면 둘이 먹어도 될 양.
이런 식으로 서빙된다.
산속이라는걸 생각하면 무척 제대로 대접받고 다녔다.
빵은 그냥 먹기 뭣해서 샐러드를 끼워 먹었는데 맛있었다.
감자튀김에 케쳡을 뿌려 먹으려고 했는데 케쳡 유통기한이 작년 12월까지...ㄷㄷㄷ
원래 그다지 까다로운 편은 아니지만 괜히 배탈나면 골치아플거 같아 먹지 않았다.
카두는 나와 식사를 하지 않는다.
다른 팀을 보면 가이드가 같이 먹는 경우도 있던데...
옆 테이블은 다국적 대학생 모임인데,
원래 같이 온 건 아닌 것 같고, 몇 팀이 우연히 여기서 만나서 같이 오르는 것 같다.
호주, 아일랜드, 캐나다 등등 애들이 모여 있었는데, 저렇게 여럿이 오르는 것도 즐거워 보였다.
이름은 저쪽에 앉아있는 아일랜드 남자애만 들었는데, 숀 이라고 했다.
그 외에, 워싱턴에서 온 미국인 부자, 노르웨이에서 온 47살 아저씨도 만났다.
노르웨이 아저씨와는 얘기도 많이 하고 일정도 비슷해서 자주 마주쳤는데...생각해보니 내려올때까지 이름은 못들었네
참고로 이번 여행 통틀어서 동양인은 한명도 못 봤다.
저녁을 먹고 나니 추워서
침낭에 들어가서 책을 좀 보다가 잠들었다.
마운틴 하드웨어의 라미나0 침낭을 꽤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는데
무척 따뜻해서 만다라 산장에서는 지퍼를 열어놓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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